인생 곡선과 함께한 IT
가끔 강의를 할 때면, 이런 주제의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컴퓨터를 시작했나요?, 데이터베이스 공부를 어떻게 하셨나요?,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나요?, 등등…” 이럴 때면 항상 보드에 적는 것이 인생 곡선입니다. 인생 곡선 아시죠? ^^. 제 인생 곡선의 중요 시점엔 제 IT 경력에 관련된 중요 변화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헉!, 지금 인생 곡선을 다 말할거냐구요? 오우, 아닙니다. ^^;
드디어 컴퓨터에 빠지다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이 중학교 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 삼성 SPC1000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테이프 장치에 BASIC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장치였습니다. 특화 시간에 책에 있는 BASIC 코드를 그대로 따라서 입력하고 콘솔에서 그 결과를 바로 보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이 때 좀 사는 친구들은 학원을 다니는 경우도 있었죠. 어찌나 부럽던지……^^
그리고 나서 다시 고등학교 1학 때 상업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던 아는 형 집에서 보다 발전된 컴퓨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코딩용 FORM지에다가 코볼 코드를 열심히 그려(?)놓고 있었습니다. 77, 88 아시죠? ^^. 그 때의 경험으로 고3 여름 방학 때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 돈으로 부산에서 꽤 큰 컴퓨터 학원을 다녔습니다. EDPS, FORTRAN, COBOL 등의 교육을 받았었죠. 아마 이 때부터가 제대로 컴퓨터 공부를 시작한 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무에서 어떻게 쓰는지도 모른 채, 그저 용지에 코드를 그리고, 그걸 보며 컴퓨터에 그대로 입력하고, 입력하다가 문장 끝에 점을 안 찍어서 컴파일러를 돌리면 무수한 오류가 발생하고, 한 번 컴파일 하는 동안 화장실 다녀오고, 음료수 한 잔 마셔도 끝나지 않던, 참 아련한 기억들입니다.
전자과로 들어갔던 대학 시절도 사실은 컴퓨터 과에 가고 싶었지만, 커트라인이 무서워 하향 지원을 한 결과였습니다. 그 때 도서관 죽도리로 지내며(믿거나 말거나 ^^), 학과 수업, 리포트, 시험 등의 어쩔 수 없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는 컴퓨터 동아리 활동과 함께 혼자서 컴퓨터 공부에만 매달렸습니다. 특히 프로그래밍 관련된 공부를 많이 했었죠. 정보처리기사 자격증도 혼자 공부해서 취득을 했었으니까요. 재미 있는 경험 하나 말씀 드리면, 90년 초에 가남사에서 나온 “터보C 정복”이란 유명한 책이 있었습니다.
"터보C 정복"을 정복하다
도서관에서 이 책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바인더용 노트에 그대로 옮겨 적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대략 1,2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입니다. 몇 일이 걸렸을까요? 약 6개월 정도가 걸렸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옮기고 나서 마치 세상을 다 얻은 듯 뿌듯했었죠. 그 날 술을 얼마나 먹었던지 ^^, 아마 다시는 하기 힘든 일일 겁니다. 어셈블리도 꽤 많이 공부했었습니다. 화면 스크롤 기법에 관련된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QuickBasic과 링크한 작품을 전시했던 적도 있었으니까요. 학교 다닐 때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던 것이 오늘의 저를 있게 만든 시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IT" 시작하다
무엇보다도 큰 걱정은, 졸업 후 프로그램 개발 관련된 직장을 구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학과 내에 국내 모 대기업 조선해양사업본부에서 특채 모집 공고가 붙었습니다. 조선해양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가서 무슨 일을 할지도 몰랐지만 대기업이라는 점과 무엇보다 자격증을 우대한다는 자격 요건에서 저를 끌리게 만들었습니다. 원하던 프로그램 개발을 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큰 맘을 먹고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경험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삼성 계열사 특채로 응시한다는 것은 역시나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참 감사하게도 총 3명의 같은 학교 응시자 중 저만 최종 합격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3개월 연수 시절 T/O가 있는 부서 중 그나마 컴퓨터와 가장 관련 있는 부서는 CAD팀 뿐이었으며, T/O는 단 한 명뿐이었는데, 전국에서 온 특채 동기가 대략 30명 정도에 CAD팀을 희망한 동기는 7명, 그 중 전산과 출신이 3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선택은 제가 되었습니다. 참 그 때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었습니다. 원하던 대 기업, 원하는 부서 그리고 컴퓨터를 계속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생각도 못한 놀라운 결과였었습니다. 제가 IT 실무를 시작한 것은 바로 이 때부터였습니다.
3년 뒤 개인적인 사유로 퇴사한 뒤 VB MCT를 취득하고 서울로 올라와 프리랜서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또 다른 IT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사이에도 수 많은 사연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결국 지금은 SQL Server라는 데이터베이스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만, 이 역시 처음 컴퓨터를 시작할 때 상상도 못했던 결과입니다. 프로그래밍이 좋아서 컴퓨터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데이터베이스 분야에 빠져서, SQL Server가 너무 좋아서, 그렇게 좋은 SQL Server로 컨설팅을 하고 교육을 하면서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2년 전 정원혁 상무님과 함께 필라넷 DB사업부에 참여하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들과 제가 좋아하는 SQL Server와 함께 정말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무튼, 제 인생에서 IT는 삶의 동반자였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구요. 이번엔 주제가 IT를 시작하게 된 계기이므로 이 정도로 간단히 마무리합니다. 언젠가 못다한 제 인생 곡선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그 때 또 썰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쓴 소주를 곁들이면 더 좋겠죠? ^^
앞으로의 바램
앞으로 여기 Heroes Happen Here 블로그를 통해 SQL Server 2008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함께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제 계획 중의 하나는, 나중에 여러분들과 오프라인으로 함께 모여서 서로 얼굴 마주보며 재미 있는 얘기들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루기 힘든 일은 아니겠죠? 그리고 제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visualdb) 에서 SQL Server와 관련된 기술, 컨설팅, 기타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한 번씩 들러주시고 댓 글도 많이 달아주세요.
그럼, 많은 분들을 뵐 수 있는 그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정선
필라넷 DB사업부 수석 컨설턴트
Microsoft SQL Server MVP/MCT